2020년 3월 15일 일요일

주술회전 3~7권,외전 0권 감상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은 있는데 머리가 안 따라준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흑섬 때문인데, 주인공인 이타도리 유지가 교류회 때 상대방학교의 적에게서 흑섬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 만화는 주술 고등 전문 학교라고 하는 곳에 주인공을 집어 넣어 놓고는 이렇다 할 제대로 된 교육 커리큘럼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로도 교류회 이전까지 도쿄 주고전 학생들은 선생의 지시 없이 지들끼리 판단하고 지들끼리 대련하고 있었다. 여기에 선생이라고 하는 존재가 전혀 끼어 들지 않는다.

이타도리 유지가 교류회를 위해서 담임인 고죠에게 비밀 훈련을 받기는 한다. 그러고서 주력이 몸을 못 따라 와서 발생되는 2차 타격인 경정권을 고죠에게서 큰 무기가 될 거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그것은 교류회 때 이겨야 할 상대방 측인 교토 주고전의 3학년 토도 아오이에게서 금새 부정 당해 버린다. 주술사를 상대로 할 때는 까다로운 방식이라 쓰이긴 하겠지만 특급에겐 안 통한다며 적인 이타도리 유지에게 흑섬을 가르쳐 준다.


빠른 이야기 진행을 위해서 도우미가 바뀌는 경우는 종종 있다. 예컨데 헌터 헌터에서 넨을 가르쳐 준 웡씨에서 그의 스승인 비스케로 전환 하였듯이 필요한 경우에는 새로운 스승을 필요로 할 수는 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경정권 자체가 대 주술사전에서 써 먹으려고 집어 넣어 놓고서는 정작 대 주술사전인 교류회에서는 쓸모가 없게 되었고, 그 뒤에 나올 특급 주령과의 싸움에 대비하려는 듯이 적에게서 흑섬이란 기술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그냥 되는대로 쑤셔 넣는 타입이다. 실제로도 0권 마지막 보너스 페이지를 보면 스스로도 정해놓고 그리지 않는다고 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정해 놓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룰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이 만화에서는 매번 학생들이 위험한 주령과의 전투에 들어가는데도 교사의 인솔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건 아마 작가의 학교에 대한 사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은데 왜 그러냐면 작가가 등장시킨 주인공이 상대하는 주령과 관계된 곳 대부분이 학교이고, 학생과 선생이 연관되는 일이 잦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령과의 전투에서 교사는 빠져 있으니 말이 되지 않는다. 3권의 하나미와 같이 전투를 하긴 하지만 하나미는 엄밀히 말해 주고전의 교사는 아니기에 더더욱 어이가 없는 상황. 아무래도 작가는 교사라고 하는 부류에 대해 혐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는 재미 없을거 같아서 10권에서 때려 쳤지만 최소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서는 대체로 교사의 인솔 하에 학생들과 같이 움직였다. 내가 본 10권까지는 그랬다. 나히아 작가가 히어로물과 학원물을 짬뽕 시킨데에는 학창 시절의 노스텔지어가 작용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면, 주술회전의 작가가 이능력자물과 학원물을 짬뽕 시킨데에는 학창시절에 대한 저주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렇다. 정말 이 만화는 학교라고 하는 장소와는 상관없이 따로 논다.주역 3인방인 이타도리,노바라,후시구로 3명이 성장하는 것은 학교와는 전혀 상관없이 성장한다. 차라리 주술 고등 전문 학교라는 타이틀 따위 때려 치고 주술사 협회 라고 뭉뚱그려도 되었을 것을 어정쩡하게 학교라고 하는 무대를 빌려 놓고는 그것을 부정적인 의미로만 써 먹는다.


이 만화는 작가가 누군가의 표절 같은거다 라고 하고, 헌터 헌터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 달라는 것을 보면  작가는 토가시의 팬이라는 것을 알기 쉽고, 실제로도 그렇게 유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작가가 쓰고 있는 영역이라고 하는 설정은 토가시의 전작인 유유백서 후반부인 테러토리 능력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주술사가 쓰는 주력에 있어서 상대에게 능력을 설명 함으로서 효과가 높아지는 제약과도 같은 점이라던가 이해에 따른 구속과 같은 요소는 헌터 헌터의 넨에서의 제약과 서약과 같은 유사점을 보인다.


실질적으로 이 만화는 대부분의 이능력자물에서 이능력을 저주로 대체 한 것이나 다름 없다. 저주만의 특별함이란 거의 없다시피 하기에 일반적인 능력자물과 같다.


그래도 상관 없다. 요즘같은 컨텐츠 과포화 시대의 능력자물에서 엄청나게 신선함 내지는 차별화를 찾기란 어렵다. 신선함이나 차별화를 내세우다 재미를 놓치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그러나 파워밸런스만큼은 거론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 만화는 스쿠나의 20개의 손가락을 모으는 것을 초반 목표로 제시를 했다. 스쿠나를 완성시킨 다음 이타도리 유지를 죽이는 것. 따라서 스쿠나의 손가락은 일종의 전투력 스카우터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초반에 나온 쥬고라고 하는 녀석은 손가락 8개 급의 능력이라 하였고, 쥬고를 처음 본 이타도리는 강함에 놀람을 금치 못 한다.


하던 것이 흑섬을 배운 뒤로는 바로 뒤쫓아 버렸다. 손가락 2개분의 스쿠나 그것도 이타도리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도 아닌 것을  가지고도 쩔쩔 맨것이 바로 엊그제 같았는데 토도에게 잠깐 수련을 받은 것으로 바로 뒤쫓아 버렸다. 토도 아오이와 같이 상대 하였고, 특급 주구를 가지고 있었기도 하고, 상대가 다르기도 하고, 영역 전개도 안 했으니 동일한 조건이다 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 급박하게 전투력이 상승하고 뒤쫓는 것은 너무나도 안일한 전개다. 헌터 헌터 같은 경우에는 확실하게 차이를 메꾸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말이다.

점프 시스템이 문제인가? 라는 생각도 드는 것이 지금의 점프는 순위를 유지하지 못 하면 가차없이 잘라내는 문제 때문에 매 화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라지는 상황이다 보니 이야기가 급변하게 치닫곤 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긍정 할 수는 없다. 이는 그리드아일랜드 편으로 따지자면 그리드 아일랜드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서 하츠도 할 수 없었던 곤이 후반에 겐스루와 대치 되었을 때 곤이 체즈게라의 능력을 뛰어넘는 과정에서 비스케와 수련 과정이 있었기에 납득 할 수 있었던 것이었는데, 주술회전은 그 과정이 대충 생략 된 채 몇십분만에 완성된거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후로 영역도 나올 것이고 흑섬 이상 가는 기술도 나올 것이다. 그러나 주술회전에서 설정한 특급이라고 하는 기준 아래로 나뉘어진 분류 체계가 이미 무너져 버린 상황이 되었고, 파워 밸런스가 의미가 없게 되었다. 1학년이 선생 못지 않은 수준에 다다른 이상 적도 강해져야 하고, 아군도 강해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학년도 분류체계도 무의미해 져 버릴 것이다. 위 아래 계층이 무너져 버린 상황에서 그것을 다시 바로 잡기란 어렵다. 설령 뛰어 넘더라도 단계적으로 뛰어 넘었어야 했다. 그리고 최상위로 올라 왔을 때 능력자 배틀의 우위는 얼마나 자신의 능력을 잘 써 먹느냐로 결정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 하다.


따라서 이 만화 역시 내 판단으로는 보류를 해야 할 상황이다. 독특한 캐릭터성과 세계관은 나쁘지 않은데 그것을 써 먹는 방식에 문제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빠른 전개가 소비자 입장. 독자 입장에선 이득이라고 생각 될 수도 있다. 다른 만화 같았으면 10권에 걸쳐서 진행 할 것을 5권 아니 3권내로 축약 한다면 낮은 비용으로 더 알차게 즐기는 것 같은 착각에 들게 된다.


허나 그렇지 않다.

지나치게 늘어지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치게 짧은 것도 문제다. 그리고 전개상의 방식에서도 반복적으로 방관적인 형태를 보이는 문제도 있어 좋은 작품이 되지 못 하고 있다. 차라리 주고전이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끼리 모여서 헤쳐 나가는 것이라면 최소한 타당성이라도 있겠지만, 주고전이 존재하고, 관리 할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는 각 화의 흐름은 납득하기 어렵다.

요즘 만화 정말 쓸만한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