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5일 목요일

던전밥 8권,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감상


던전밥 8권

그저껜가 화요일쯤에 이북으로 올라와서 구매.


만화의 재미는... 있지만 점점 뒷심이 떨어져 간다.


본래 이 만화는 요리를 잘 그려서 구르메 만화라기 보다는 판타지 소재와 요리를 잘 섞은 점이 연재 스타팅에서 이점을 보인 것인데 이제는 점점 그런 특징이 줄어 들어가고 있다.


이야기를 진행 하며 광란의 마술사와 파린의 구원에서 지상편과 지하편으로 나뉘어지면서 이야기가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일단 라이오스 파트의 배분이 줄어들고, 배분이 줄어드니 특이한 마물에 대한 접근과 그것을 요리로 만드는 과정의 재미 역시 줄어들었고, 대신 이것을 라이오스 파티의 개성에 치중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걸 체인질링이라는 버섯으로 두번이나 울궈먹었는데, 두번째 체인질링은 그닥 비중이 없는 상황이라 재밌긴 했지만 아쉽고, 그 다음 바이콘은 더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이미 말 종류 몬스터는 켈피에서 써 먹었는데 바이콘은 그만한 몬스터의 특성을 보여주었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다. 차라리 바이콘과 전투라도 제대로 했더라면 모를까. 이전 7권에서는 그리핀을 잡기 위해 스카이피시를 이용하는 모습이라도 보여 주었는데, 이번 8권은 그만한 특별함이 없다.

차라리 소재가 떨어지면 빨리 정리를 하기 위해서 스토리라도 쭉 미는게 나을거 같은데, 일단 파린을 되돌리기 위한 방법이라고 나온 것이 레드 드래곤 부위를 먹어 치우자 라는 거고, 그 과정에서 라이오스 파티가 만난 사람들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하니 앞으로 진행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더 낮은 지하층에서 만나야 한다는 것이고, 되려 지금은 광란의 마술사가 1층으로 가서 또 떨어져 버린 상황에 뭔 날개사자인가 하는걸 찾으려고 하는데 스토리가 직관적이지 않게 되어서 날개 사자는 또 뭐야 싶으니..


책이 느리게 나오는 만큼 한권의 분량 안에서 일단 제대로 된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네.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추천 글이 있길래 도서관 희망도서에 넣어서 최근에 받아 봤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꾸준히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와 같은 급의 당연한 이야기가 대부분.


 작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연재 기술에 관한 것이다 보니 깊이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가장 큰 단점으로 느껴지는 것은 작가가 이건 이러이러하다 라고 하는 것에 대한 신빙성. 자료, 주장의 근거로 내세우는 전문성이 두드러지지 않은채 너무 짧게 이건 이러하다 정도로만 설명하기에 너무 가볍다. 설명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게다가 애초에 작가는 본인 입으로 다른 웹소설을 안 본다 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이라고 해 봐야 작가 본인이 내놓은 작품의 테두리 안에서만 이야기 하고 있을 뿐인지라 정말로 이게 실패하지 않는 웹소설 연재의 기술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작가가 말하는 소설을 쓰기 전에 자료 수집의 필요성을 이 책에도 적용시켜야 하는게 아닌가 한다. 이 책을 내기 전에 그만큼 자료 수집을 하면서 관련 편집자의 의견도 듣거나 동료 작가들의 의견도 담았어야 했다고 보는데 대부분 작가 본인의 작품을 이렇게 냈다 라는 말 밖에 없다. 게다가 그다지 확신도 없어 보인다. 예컨데 시점,전개방식,글 쓰는 스타일과 같은 경우 작가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라는 형식으로 대충 넘어간다. 차라리 이런 형식이 있고 이런 경우에 쓸 수 있다 라고 하는거면 괜찮았을텐데 그 선택을 보는 사람. 즉 작가 지망생에게 넘기는 것은 글을 못 쓰는 것이 선택을 잘 못 해서 라고 하는 일종의 대피소 같은 느낌이라 확실하게 와 닿지 않는다.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경우는 연재와 관련된 내용이다. 예컨데 유료로 전환 시에는 무료로 올려 놓은 것을 지워버리는 식으로 공짜로 볼 수 있는 작가라는 선입견을 남기지 말라던가 매니지먼트와 작가,퍼블리셔간의 수익 배분이 어떻다던가, 댓글같은건 과하게 신경쓰지 말고 대댓글을 달지 말라던가 하는 정도. 그러나 그 외의 부분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만 나오고 있고, 그 마저도 깊이가 없는게 단점. 차라리 이런 작가와 매니지먼트, 그리고 연재 과정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을 더 깊게 썼더라면 그 점에선 더 도움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정작 그 작가와 매니지먼트와의 관계도 정보가 거의 없다. 플랫폼,매니지먼트에 대해서만 써도 아마추어들에겐 충분한 정보를 담아 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얼마나 깊이가 없냐면 내가 정보 수집용으로 책을 대출 해 와서 봤을 때 그 책의 내용을 읽고 필요한 부분을 따로 적어 놓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3~8시간 내외다. 내용이 많은 책은 그만큼 오래 걸리고 혹은 8시간보다도 더 걸리기도 하는데 내용이 별로 볼 것이 없는 책은 정말 짧게 걸린다. 이 책은 3시간...도 안 걸렸다. 필요한 내용을 골라서 옮겨 담는데도 그 정도 밖에 안 걸렸는데 그냥 읽는다면 1시간도 안 걸릴 정도다.

특히나 이 책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본 부분은 장르 부분인데, 너무 뻔한 판타지물은 제외하더라도 이세계물이나 헌터물 같은 경우는 충분히 유행을 타며 리드하는 장르이기도 한데 유행을 쫓고 싶은가 아니면 자기가 쓰고 싶은 걸 쓰겠는가 라며 유행에 대해 거리감을 두고 있다. 거리감을 두고 싶은거야 작가 본인이 현대물 위주로 냈고 판타지는 오히려 안 맞는지 연중을 했으니 작가 성향에 있어서는 그럴 수 있는데 그걸 단지 유행으로 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세계나 헌터물만 이야기를 안 하는건 아니다. 아예 대부분의 장르에 관해서는 거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물론 장르로 넘어가면 이야기는 복잡해 진다. 그러니 안 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긴 한데 이미 언급을 했는데 그걸 유행이라며 대충 넘어가 버리니까 전문성이 없다고 느껴지는 점이다.


좀 볼만한 작법서 책도 대체로 인터넷 서점 리뷰를 보면 어디서나 볼 법한 내용들로 채워 놨다 라던지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박한 편인데 이 책은 유독 리뷰가 고평가 일색인걸 보면 작가가 말한 매니지먼트의 역할이 확실히 중요한것 같긴 하다. 아니면 팬덤의 힘이 중요하거나. 그런 점에선 확실히 예시가 되긴 한다. 리뷰를 보니까 출판사에 신청해서 리뷰를 하는 이벤트를 한 듯 싶은데 그러면 확실히 나쁜 평가를 받기는 힘들지. 아무래도 내용이 너무 빈약해서 이런 방법을 쓴 듯 싶네. 차라리 내용을 더 보강했더라면 낫지 않았을까. 이 내용으로 1만 3천원이나 한다는 점은 그리 납득되지 않는다. 나야 도서관 대출로 봤으니 직접적인 손실은 없지만 도서관 입장에선 별로 쓸만하지 않은 도서가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으니 그 점은 미안할 뿐.


작법서로는 비추천이고, 인터넷 연재 기술이라고 해도 너무 뻔한 이야기가 많아서 그렇게까지 추천하지도 못 하겠다. 그냥 인터넷을 검색 해 봐도 나올 법한 이야기가 많은지라 좀 더 주장의 근거와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기반을 다지던가, 아니면 진짜 업계 이야기나 쏟아 내던가 하면 모르겠다. 오히려 웹소설 관련 이야기도 아닌데 장강명의 당선 합격 계급이란 책이 더 내용면에서는 와 닿을 정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