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1일 목요일

인퍼머스 세컨드 선 감상

재미가 아주 없지는 않은데 좀 많이 짜증난다.

너무 TPS 타입의 플레이를 강제하는데에 반해 적들이 너무 조잡하게 뛰어다닌다. 그냥 뛰어다니는게 아니라 건물을 막 넘나드는데에 비해 플레이어는 그게 안 되서 짜증난다. 좀 조준해서 쏠까 싶으면 옆 건물로 뛰어넘고, 말뚝딜 하는 개틀링몹은 미치도록 데미지가 들어오고, 심지어 나중에 가면 콘크리트 방어막을 치고서 딜도 안 들어가게 만드는 것들이 수두룩하다.


병신같은 스토리 진행 구조도 짜증난다. 대부분이 추격전이다. 근데 주인공의 초기 능력인 연기는 이동에 거의 도움이 안 되기 때문에 나중에 얻은 네온이나 비디오로 이동을 해야 하지만 네온은 건물은 잘 오르나 체공능력이 전무하고, 비디오는 체공능력이 좋으나 기본기가 너무 거지같다.


연기 -> 네온 -> 비디오 -> 콘크리트 순으로 능력을 얻는데, 연기와 네온은 카르마 수치와 관련된 능력을 가지는게 보통이라 카르마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적을 공략하면 상대의 체력에 상관없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비디오는 스텔스 말고는 딱히 능력이 없어서 순수 딜로 가야 한다. 물론 이것도 후반가면 카르마고 나발이고 다 순딜로 잡아야 하지만... 그래서 사실 능력의 개방과 업그레이드 구조와 향후 등장하는 적의 강함을 생각 했을 때는 자연스러운 구조이긴 한데


플레이어가 습득 해 온 플레이 스타일을 전부 뒤집어 버리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심히 짜증난다. 뭐랄까 나는 쌔빠지게 살리거나 죽이는 스타일로 진행 했는데 막판에 가니까 그딴거 좆도 상관 없어 이런 식으로 나오는 상황. 물론 막판에 가면 카르마고 나발이고 별로 상관이 없기도 하지만...

카르마 시스템은 별로였는데 내가 원해서 그 길을 간다 라고 하기 보다는 지금까지 쌓아 놓은 카르마가 아까우니 어쩔수 없이 한쪽 방향의 길만 가는 그런 형태다. 이 점은 차라리 위쳐3가 나았는데 위쳐는 카르마의 개념이 없어서 선택은 내가 하고 싶은걸 하면 된다. 예컨데 내 경우 어떤 마녀를 도와주다가 친해져서 잠자리도 함께 했지만 정작 그 마녀가 연구자료를 안 좋은 곳에 넘기려고 하다 실랑이가 벌어져서 때려잡아 죽이는 쪽으로 이야기가 빠졌는데, 카르마에 구애받지 않는 이런 자유도 덕분에 엥? 왜 갑자기 이런 루트? 하는 느낌도 들지만 되려 이 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인퍼머스 세컨드선의 카르마 시스템은 행동을 제약하는 카르마 시스템인데 단순히 스토리 선택지의 자유도 뿐만 아니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스킬이나 카르마 스트릭이라고 하는 전멸폭탄 게이지 모으기도 전부 카르마에 의지하고 있다. 따라서 나는 딱히 원해서 이 길을 가는건 아닌데 스킬 업그레이드 요구가 그쪽 카르마에 몰려 있어서 억지로 간다 라는 느낌이 높다. 특히 카르마 스트릭 전멸 폭탄의 경우에는 이게 모아 놨다가 순간 처형이나 민간인 사망 한번 실수 뜨면 다 날아가 버려서 어이없게 만든다.


게임의 구조도 좀 거지같았는데 네온이나 콘크리트는 무한질주를 가지고 있어서 맵을 빠르게 이동하는데는 좋지만 문제는 이게 건물과 건물 사이를 마구 뛰어넘는 추격전이 태반이라 체공능력이 좋아야만 하는데 그게 없다. 연기 능력은 애초에 이동용으로는 완전 구린 능력이고, 네온은 지면과 맞닿아야만 이동이 수월하고... 비디오는 앞서 말했듯이... 콘크리트는 체공과 이동 둘 다 잡은 능력이지만 문제는 얘는 걍 업그레이드 자체가 별볼일 없다. 가장 마지막에 얻고 스토리 다 깨고 나서 얻는 능력이라고 대우가 개차반이다.


그리고 능력을 얻고 이걸 매번 코어 릴레이를 찾아서 깨부수고 흡수하고 똑같은 능력 모으고를 반복하는게 짜증난다. 능력 한번 얻을 때 마다 고자가 되어버려서는 이걸 네온과 비디오, 콘크리트 세번을 반복해야 한다. 진짜 뭐같다. 대체 왜 코어릴레이인지 블래스트 샤드인지 이걸 모아야 능력이 올라가는지도 모르겠고, 그걸 대체 어떻게 흡수하는지 매커니즘도 불분명. 근데 이런 궁금증은 집어치고 그냥 고자마냥 이걸 모으러 다녀야 한다. 능력이 매우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거기서 거기인데도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발하자면 연기는 평타,연기탄,유황탄,블래스트,미사일 뭐 이렇게 있다. 이게 평타는 평타고, 연기탄은 원거리 기본 사격, 유황탄은 특수 기절기. 이걸 던지면 연기는 콜록콜록 거려서 카르마 처치가 쉽고, 네온도 거품을 던지는데 이거에 맞은 적에게 기본 사격을 날리면 카르마 성향에 따라서 알아서 카르마 처치가 되고 그런다. 블래스트는 근접 강공격, 미사일은 스톡된거 날리는 메탈슬러그의 그레네이드 같은 느낌. 그런데 이 기본 골격은 네온이나 비디오나 콘크리트나 다 똑같다.



즉 플레이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이걸 뭐가 새롭다고 일일이 능력을 개방하러 이전 능력 쓰지도 못 하면서 빌빌대며 코어 릴레이를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놈의 능력을 바꾸는 것도 마음대로 바꾸는게 아니라, 해당 연기,네온,비디오,콘크리트가 있는 곳에 가서 흡수를 해야만 바꿀 수 있어서 자유도가 없다. 예컨데 추격전을 하는 와중에 네온 능력이 더 좋은거 같은데 네온 능력을 찾아서 흡수하느라 타겟이 저 멀리 도망가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리고 그놈의 그래피티. 건물에 낙서하는걸 다 일일이 그려줘야 하는게 귀찮다. 그냥 찍찍 뿌려주면 되긴 하지만 매번 패드 기울이고 흔들고 빈 공간에 맞춰서 뿌리고... 이걸 못 할 사람은 없을텐데 그냥 스킵 기능 넣어주면 안 되나...


서브 미션인 스파이 찾기는 스파이를 저 멀리서 보고 스파이다 라고 생각해서 공격을 날리면 휙 도망가 버린다. 스파이 찾기가 아니라 그냥 지나가다가 나 보고 도망치는 스파이를 쫓아서 때려 줘야 한다. 기본 스토리 미션 태반이 추격전이라 짜증이 나는데 서브 미션마저 추격전이라 더 열받는다. 추격전이 딱히 재미도 없다.


몰카 찾기나 음성파일 찾기 등등 서브 미션이 재밌으라고 만든 느낌이 없다.


보스전도 좀 거지같이 만들어 놔서 너무 패턴화로 일관한다. 다양하게 즐길수가 없다.

건물같은거 오르는게 무지 거지같다. 일단 연기는 그런거 힘들다고 먼저 말해뒀으니 넘어가고, 마지막 스테이지 같은 경우 네온 능력자가 먼저 올라갔는데, 그걸 제대로 못 봤으면 대체 뭘 타고 올라간건지 알 수 없게 만들어 놨다. 환기구 타서 올라가라는데 네온은 갈 수 있고 연기는 못 가는 장소 밖에 눈에 안 들어 온다고. 결국 이걸 떨어져서 재시작하고 보니까 그 너머에 겨우 닿을 장소로 네온 능력자가 올라가더라... 추격전이 대부분인데 심지어 마지막 부분까지 NPC를 쫓아다녀야 한다. 근데 그게 유저 친화적이지도 않다.


이렇게만 말하면 되게 재미없고 짜증나는 게임일텐데, 스토리 대사 만큼은 잘 만들어 놨다. 솔직히 스토리는 엥? 이게 끝이야? 수준으로 너무 허망하게 끝나는데, 그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대사들이 찰지게 재미있게 만들어 놨다.

TPS로 일관한다고 나쁘다고 적긴 했지만 머리를 맞추거나 다리를 맞춰서 적을 무력화 시키는 재미도 있다. 문제는 그게 후반가면 콘크리트로 둘둘 말아 소용이 없으니까 그렇지.

오픈월드로서 시민들 반응이나 카르마에 따른 반응들 보는 재미도 있다.



솔직히 스파이더맨을 먼저 하고 스파이더맨이 좀 부족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여실하게 느껴지다보니 스파이더맨에 대해 개선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인퍼머스 세컨드 선을 플레이 하고 보니까 스파이더맨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인퍼머스 얜 그냥 아무런 개성도 없고, 재미도 없고 짜증나는 구간을 반복시키는게 전부다. 진짜 그놈의 추격전이랑 개성 얻고 나서 빌빌대는것만 없었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