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도진 적금깨기 병이 할머니한테 도지고 내가 노발대발해서 막아 놓으니까 그게 8월달에 또 터질까 말까 하다가 이제는 어제 또 터질라고 지랄을 한다.
아파트 갱신계약 가능한 날짜가 오늘까지인데 했냐고 물으니까 몰라 몰라 이 지랄을 한다. 작은 아빠에게 물어 본다고 하는데 정작 그 인간은 나몰라라 상태인데 책임감 없는 두 인간이 서로에게 묻는 꼬라지를 보느니 그냥 서류뭉치를 확인 했다. 없다. 관리사무소로 알아보러 갔다. 갱신 계약 안 했댄다. 돌아버린다.
돈은 냈는데 갱신계약은 시간을 두고 해야 하는거라 고새 까먹어서 그냥 세월아 네월아 나몰라라 이 지랄을 한다. 그래서 끌고 와서 갱신계약을 해 놓았다. 그나마 이 집안에서 제정신 박힌 인간이 있고, 그게 나라는 점이 나에겐 불행 중 다행이지만 불행 중 불행이다. 내가 안 움직이면 이 정신나간 병신들은 뭘 할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내가 나이가 어리니까 항상 내 의견은 묵살되곤 한다. 이런 말도 안 들어 쳐 먹는 병신들을 관리해야 하는 권리 없는 관리자 입장은 좆같다.
갱신계약 하고 나서는데 할망구는 또 다른데 정신 팔린다. 방금 전까지 심각하게 일을 처리 했는데도 이 인간 정신 상태는 딴 세상이다. 데드풀 머리통도 이 정도로 비정상이진 않을거다.
할아버지가 살아 생전 할머니를 볼 때 마다 하던 소리가 있다. 에휴. 에휴.
근데 이젠 내가 한다. 볼때마다 에휴 에휴 한다. 한심해서다. 그런데 말도 안 들어 먹어서 답답해서다.
할아버지가 살아 생전 이해를 못 해드린게 너무 죄송스럽다. 그렇게 권리 없는 관리자 역을 맡으셨던 할아버지는 이 머저리같은 할망구를 보면서 속이 무던히도 썩었을 것이다. 그것을 보면서도 멍청한 제 3인칭 관찰자 참견꾼 마냥 그냥 이해하세요 냅두세요 하던 나는 마찬가지로 병신이나 다름 없었다. 어때? 이제 니 차례가 되었다. 이해가 되냐? 내가 나에게 묻는다.
온갖 픽션에서 볼 수 있는 병신들의 집합체 요소를 할머니는 가지고 있다. 멍청하고 정신이 딴데 가 있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남의 말은 안 들어 먹으면서 자신의 말은 항상 옳다고 생각하고 더불어 자기한테 관심도 없는 인간에게 온갖 공을 쏟는 호구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항상 곁에 있는 아군보다 멀리 있는 자신을 속여 먹는 인간들을 더 신뢰하는 이상한 쪽에 붙는 특성까지 있다. 노인들 상대로 떴다방에 가서 속아 넘어간게 한둘이 아닌데 그거 뜯어 말리러 온 친척보다 멀리서 전화로만 네네 하며 할머니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인간들을 더 신뢰하던 인간이다. 귀가 안 들려서 친척이 보청기를 맞춰 줬는데 시끄럽다고 안 쓴다. 고치랬는데 가기 귀찮댄다. 걍 버려 버릴까? 이 지랄을 한다. 그래놓고 안 들려서 생기는 문제는 니가 잘 들리게 말하면 될거 아니냐 이 지랄이다. 그래서 내 목이 쉬었다. 누군가가 병신인걸 맞춰주기에 누군가는 또 다른 병신이 되는 것에 관심이 없는 인간이다. 오로지 자기 위주인 인간이다. TV불륨은 늘 최고치다. 그 바톤을 저녁에 이어 받는 인간도 마찬가지. TV를 그렇게 큰 소리로 켜 놓고 자는게 가능한 병신. 그 부모에 그 자식이다. 이웃에 민폐가 되는 것에 신경 쓰는 것은 오로지 나 혼자 뿐.
세상은 넓고 병신은 많지만 내 곁에 있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바램이다. 난 정말 대다수의 사람들보다 더 끔찍하게 살아간다고 자부 할 수 있는 것이 이 할머니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이 할머니가 하는 짓거리는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마치 재롱같아서 주변 사람들이 항상 하하 웃는다. 그런데 정작 가족으로서 바라보면 이 할머니가 하는 짓거리는 온갖 짜증거리에 쓸모없는 짓거리 뿐이다. 쓸모없이 돈을 낭비하고 버리고 항상 자기만 옳다고 주장하고 자기 고집만 내세운다. 그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무척 재밌어 보이나 보다. 그래서 난 항상 강력하게 주장 할 수 있는 것이 한가지 있다.
겪어 보지 않는 니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 할 거라고. 웃으면서 다가와 남을 이해한다고 하는 새끼들은 전부 위선자 새끼들 뿐이다. 결코 니들은 그런 일을 겪어 본 적이 절대 없어.
대다수의 사람들은 행복한 편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행복은 주관적이라 절대적인게 없다고는 하나, 이런 꼴을 겪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거다.
나도 내 행복 찾고 싶다. 솔직히 길거리에서 얼어 뒤져도 그냥 따로 나가 살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못 한다. 만약 그랬으면 오늘 갱신계약 최종날짜까지 이 머저리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을 거다. 그래놓고 일 터지면 또 집이 한바탕 난리가 나고 권리 없는 관리자역을 떠넘긴 새끼들이 찾아와서 니가 돌봐주지 그랬냐 넌 왜 따로 나가 사냐 이 지랄을 하겠지. 어차피 그 새끼들 병신 새끼들인건 다 마찬가지이고 그걸 다 나한테 떠넘기면서 이렇다 할 힘도 안 주는 병신 새끼들인데 진짜로 인연을 끊지 않는 이상 이 병신 새끼들에게 또 시달릴 걸 생각하면 이건 마치 저주와도 같다. 진짜 친척 병신 새끼들은 꼬라지도 보기 싫고 그 새끼들이랑 아웅다웅 할 걸 생각하면 분명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해 빡쳐서 칼을 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냥 씨발 참고 말지 라는 걸로 귀결된다. 그러다 진짜 속병 나면 아버지 할아버지 마냥 뒤지겄지. 죽고 난 뒤 영혼이 있으면 그 꼬라지 보며 웃기라도 해야 겠다.
세상에 정말 영혼이 있고 천국 지옥이 있으면 난 자진해서 지옥에 가고 저 할망구랑 병신같은 친척들은 천국에 가길 바란다. 왜냐? 나만 당하긴 싫거든. 위선자가 아닌 정말 천사같은 인간들이라면 저 병신들을 받아 줄 수 있겠지. 그리고 나는 존나 나쁜 새끼니까 현세에서 꾹꾹 참고 못 했던 거 지옥에서 원없이 깽판이나 치고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