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7일 화요일

PS4 갓 오브 워 감상

그냥 간략하게 적음


좋은 게임이긴 하나 좋은점도 있는 반면 나쁜 점도 있었다.


일단 스토리는 진행에 있어서는 좋은 편이나 끝마무리는 애매하다. 이전의 갓 오브 워가 그리스신화를 3등분 해서 결말을 내듯 이번 노르드 신화 역시 2등분 내려 하는 것 같이 애매한 결말을 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덕분에 게임의 굴곡이라 할 수 있는 보스전이 너무 심심하게 변해 버렸다. 엄청나게 강한 적이나 큰 적과 상대하는 일이 없이 평이한 전투가 반복되기 때문에 기대 했던 만큼의 깽판은 벌이지 않는다.

신에 대한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가 가지고 있는 생각과 행동, 이미지들을 주고 받으면서 서로의 공감대가 열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것. 그것이 갓 오브 워에서 내가 주로 받았던 이미지였다. 즉 크레토스의 육아일기가 이번 갓 오브 워의 내용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런 것 치고는 아트레우스의 성장은 미진하며, 기껏해야 도우미 요정 수준의 취급 정도라 아트레우스와 교감은 분명 스토리상 이루어지긴 하는데 전투적인 부분에선 참 애매한 취급이다. 물론 아트레우스가 여러모로 필요하긴 하다. 퍼즐을 풀거나 크레토스 평타를 무조건 회피하는 적을 경직시키려거나 말이다. 그런데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 얜 큰 흥미를 불러 일으키질 않는다. 물론 그만큼 전투적인 비중이나 투자 필요성이 낮아 강제적인 압박은 없는 편이다.



전투 시스템도 그다지였는데 게임은 재밌었으나 전투를 맛깔나게 만들었냐면 그건 아니다.

전작들이 쿼터뷰.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 보는 시점이라면 이번 작은 백뷰인데 문제는 전작에서라면 놓칠 일이 없는 타겟팅이 이번 작에서는 빈번하게 풀린다. 대부분의 적들 패턴이 공격을 막거나 회피하는 것보다 크레토스 시야에서 빠져 나와서 밀고 들어오는 식의 플레이를 하기에 정면에서 맞붙으면 짜증 날 일이 없건만 자꾸 시야 밖에서 쳐 들어 오고, 타겟팅은 자꾸 풀려서 다시 걸어야 하고, 전투가 맛깔나게 흐름을 이끄는게 아니라 그냥 툭툭 끊듯이 화면 밖으로 도망친 걸 타겟팅 하러 쫓아야 하는게 대부분이다.

특히나 발키리전은 매우 극심한 경향을 보이는데 대부분의 발키리 전투는  말도 안 되는 발동 속도로 가드도 안 되는 공격을 쳐 들어 오는데 여기다 시야 벗어나기까지 섞어 쓰기에 매우 좆같다. 어려워서 좆같은 느낌이 절대 아니다. 대체 왜 시야 밖에서 튀어나와서 반응 자체를 못 하게 만드느냐 하는 거지. 특히 강제 잡기류 고데미지 공격은 발키리가 지니고 있는 공격들 중에서도 가장 거지같다. 회피 타이밍도 어이가 없는게 발키리가 뛰었을 때 피해야 하지 발키리 공격이 들어 올 것 같을 때 피하면 안 된다. 이것 역시 시점 밖으로 튀어서 발할라! 이 지랄 하고 튀어 들어오면 씨발 내가 지금 뒹굴어야 하는 것인가 아닌가하고 헷갈릴때가 많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시점 문제를 엮는 것은 상당히 아마추어같은 짓거리였다. 시점 문제는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문제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인데 갓 오브 워는 아예 시점 자체를 문제로 만들어 난이도를 높이는데 일조 하였기 때문에 갓 오브 워를 순수하게 좋은 게임이라 부르기 힘들도록 제 살 깎아 먹는 짓거리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

크레토스의 평타가 일반적으로 안 먹혀서 아트레우스를 사용해야 하는 적이나, 공격을 받으면 폭발하여 근접을 허용하지 않는 적이나 공중전으로 폭발 구체나 날린다거나 식으로 게임이 까다로운 구성에만 집착을 한터라 전투가 즐거웠진 않았다. 초반에야 좀 그럭저럭 괜찮았지 점점 이 까다로운 구성이 심화 될 수록 처음 느꼈던 즐거움은 이미 오래전에 날아가 버리고 만다.


장비 파밍 컨텐츠도 그저 그랬는데 일단 매우 희소한. 획득 갯수가 딱 정해져 있는 재료의 획득 장소 힌트나 가이드 따위가 전혀 없다. 또한 반복을 통해 파밍을 해야 하는 장비의 경우에는 지극히도 재미가 없다. 재료도 수월하게 모이는 것도 아니고, 그 과정이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퍼즐은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재미였지만 파밍 컨텐츠는 답 없게 재미가 없었다.

전투 난이도도 마찬가지. 전투에서 레벨 차이에 의해 경직도 축적 수치가 다르다보니 쉬움은 너무 쉬운 반면 보통은 쉬움보다 너무 어려운. 난이도 차이가 너무 심하다. 경직도를 얼마나 잘 쌓느냐가 중요한데 레벨 차이가 심하게 차이를 만들며, 이 난이도는 플레이어의 레벨에 강제 보정으로 레벨을 높여 버리기 때문에 잘 설계된 난이도 구조는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그저 레벨보정 빨로 압박을 가한 것 뿐이다.

각 장소별 이동도 매우 불편했는데 바이프로스트를 이용한 워프나 마법문을 통한 이동은 그저 이해를 위해서 한두번만 재현하고 나머지는 스킵이 가능하게 해 주어야 했다. 그렇지 않았기에 필드 이동이 너무나도 짜증이 나 버렸고, 한꺼번에 몰아서 해결하려 공략에 의존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게 했던 게임 너무 폄하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게임은 재미있다. 분명 재미있긴 한데 얘가 만족 할 만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냐면 아니다. 전투 밸런싱이 개판이라 난이도는 너무 짜증나게 만들어 놨고, 합리적인 전투를 즐길 수 없으며 보스전은 너무 빈약하다. 스토리도 후속작에 치중하기 위해 밋밋한 결말을 지었기에 마무리가 되었다는 만족감이 전혀 없다. 스토리 내내 흐름이나 굴곡이 재미를 만들기는 하였으나 결국 용두사미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장비 파밍도 짜증나게 만들어 놔서 더 파고 들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그렇긴 해도 이 게임이 받은 평점을 부정 할 생각은 없다. 그만한 게임이라고 생각은 한다. 물론 내 기준으론 그냥 87~92점 사이 정도에 불과하긴 하지만 말이다. 플4가 있다면 쉬움 난이도로 한번쯤 해 봐도 괜찮은 그런 게임이다. 어차피 쉬움 난이도면 그다지 스트레스도 받을 일도 없는데다가 발키리 전투는 필수 사항도 아니고, 마찬가지로 파밍 컨텐츠도 필수는 아니다. 짜증나는 요소야 있긴 하고 결말이 실망스럽긴 하지만 그것들을 감안하더라도 괜찮은 게임이다.

더군다나 노르드 신화의 컨텐츠를 그럭저럭 융합 해 놓은 형태가 재미가 있어 떡밥으로 내 놓은 일본,이집트,켈트 신화 떡밥도 기다려진다. 다만 엔딩 떡밥이 세대 교체를 의미하는터라 과연 이 파괴의 즐거움을 다음 세대로도 온전히 넘길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