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31일 월요일

고스트 오브 쓰시마 엔딩 감상











서커펀치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 한 작품.

개인적으로는 100점만점에 65점이고, 객관적으로 본다면 80점 언저리는 된다고 본다.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이유가 수두룩하게 산재 해 있다.


1. 스킵 불가

스토리를 만인이 좋아 할 수는 없다. 재미있어서 저절로 몰입이 되는 스토리가 있는가 하면 매번 같은 패턴을 반복하여 빨리 넘기고 싶은 스토리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게임은 아예 스킵을 못 한다. 아무것도 스킵 할 수가 없다. 딱 하나 있긴 하다. 엔딩 스탭롤.  보통은 이게 역구조다. 다른거 다 스킵 가능한데 엔딩 스탭롤만 스킵 안 되는 게임들이 많은데 이 게임은 컷신은 스킵 못 하면서 엔딩 스탭롤은 스킵이 가능하다. 대체 뭐하자는건데. 애초에 스킵 가능하다는 거잖아. 그럼 아예 막아 놨다는 소리지.


 노가다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스토리를 달릴 때에 이 게임의 플레이 타임의 40%는 전투고, 30%는 길찾기고, 30%는 이 컷신 스토리다. 길찾기 문제는 다음 부분에 언급 할 테니 스토리만 본다면 스킵 불가능한 스토리가 실제 플레이 영역에 준하다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왜냐. 지루하다는 거다. 노가다를 배제했다고 했는데 노가다를 넣으면 어떻겠는가? 더 심해진다. 최소한 노가다는 내가 능동적으로 무언가를 하겠다는 의지하에 진행을 할 수 있는데 이 스토리는 그게 불가능하다. 그저 보기만 해야 한다.


처음에야 분위기를 즐길 겸 스토리를 보게 되지만 이게 지속될수록 스토리 자체가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민간 설화(퀘스트)로 가면 대부분의 의뢰가 다 거기서 거기 수준이다. 몽골군이 쳐 들어 왔어요. -> 복수하러 간다 -> 없네? -> 흔적을 찾는다. -> 발자국 찾아서 이동 -> 싸운다 -> 끝 또는 의뢰인에게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이동,전투,스토리 영역은 메인스토리보다도 더 심하게 차이가 난다. 이동 40, 스토리 40, 전투 20 정도다. 실제 플레이어가 즐기는 영역이 전체 영역에서 크지 못 하다. 최소한 스토리를 스킵이라도 할 수 있었더라면 이동에 들어가는 시간만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민간 설화만 그런가? 아니다. 대부분의 설화가 다 이따구다. 발자국 찾으러 헤매야 한다. 게임의 대부분 구조가 이따구다. 여우굴 가면 여우 따라 가야 하고, 신사를 가면 플랫폼 퍼즐을 넘어야 하고, 이 게임에서 전투가 차지하는 영역이 매우 적다. 다 쓰잘데기 없는 자잘한 수집요소. 심지어 보상도 없는 수집요소들이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한꺼번에 찾는게 아니라 한번에 하나씩 찾아야 한다. 전기 따로 온천 따로 귀뚜라미 따로 여우신사 따로 대나무 수련장 따로 신사 따로 하이쿠 따로 위령비 따로 다 따로 따로

이 거지같은 노가다 과정만 다 따로  떼어 놔도 스토리 영역에서 실제 전투가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 안 된다는 거다. 제작진은 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를 상상했겠지만 실제로 나는 스토리 컷신 시작하면 냄비에 불 올리거나 전자레인지에 음식 돌리러 갔지 스토리를 유심히 보진 않았다. 왜냐? 지겨우니까. 그리고 그놈의 사무라이 사무라이. 매번 같은 패턴의 거기서 거기인 대사들. 안 봐도 비디오였다. 심지어 2장에서 3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동료 한명 죽을때도 그냥 욕만 나왔다. 동료가 죽은게 화가 나서? 아니. 구려서. 스토리가 구려서 욕이 나왔다. 죽이려고 끌고 나온게 뻔했거든. 너무 뻔한 스토리라서 욕부터 나왔다. 2장에서 3장 넘어가는 과정에서 뭔가 임팩트 있는 요소가 당연히 있으실건 알았는데 그 전개가 심히 작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플레이어가 뭘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데 그걸 스킵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지켜 봐야 한다. 답답하다.

스킵 할 수 있었다. 서커펀치가 게임 만든게 하루 이틀인가? 인퍼머스는 스킵 없었는가? 있었지. 근데 대체 왜 안 되냐 이거다. 이건 유저에게 강제적으로 강요를 한 셈이다. 이게 무슨 쌍팔년도 수준의 게임도 아니고 최소한 그 시절이면 이해를 한다. 대항해시대2에서 이벤트 스킵 없는거 그 시절이라 스킵 없다 이해 가지 않는가? 윈도우 95시절 게임이라 스킵을 못 만들었어요. 그땐 다 그랬지. 근데 지금은 2020년이다. 요즘 스킵 없는 게임이 어디 있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있어야 한다. 최소한 요즘의 게임이라면. 게임성,그래픽 씹 구린 일본 게임들도 최소한 스킵은 된다. 근데 얜 대체 왜 스킵을 막는데? 고집이다. 그냥 똥고집. 더러운 똥같은 독선이다. 도저히 좋아 할래야 좋아 할 수가 없다.


2. 거지같은 길찾기

재언급을 해야 겠는데 쌍팔년도 무렵의 게임들은 길찾기 시스템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 있어도 지금처럼 세련되지도 못 했다. 그나마 나침반 같은 미니맵에 방향이라도 제시되면 다행이었지 그 시절 게임은 길을 찾는데 드는 고행이 컨텐츠나 다름 없는 그런 게임들이었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나오지만 숨은 장소를 찾는 것들, 이스터 에그들, 그런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위치를 가늠 할 수 없는 세계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그 시절 게이머들의 향수였다.


근데 이 게임은 아니다. 그 시절 게임처럼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는가? 없다. 이 게임은 발견하는 즐거움에 초점이 맞추어진 그런 게임도 아니고 그런 맵도 아니고 시스템도 아니다. 스킬포인트 할애하면 원하는 요소를 찾으러 다닐 수 있고, 맵도 다 나와 있다.

단지 미니맵 없고, 퀘스트 가이드가 없고, 퀘스트를 위해 찾아야 하는 요소들이 어중간하게 표시 될 뿐이다. 그리고 오로지 방향을 바람이 부는 방향을 보고 따라 가야 하며 이 바람은 상시 부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불다 말다 한다.

과거의 향수. 고전 게임의 채취. 그런게 아니다. 차라리 그렇게 만들거면 작정하고 바람의 길잡이 따위 없어야 하고 작정하고 찾는 즐거움이 있게끔 맵에 놓여진 요소들을 신경써야 했다. 그런데 그러한가? 아니다. 절대 아니다. 동굴 속을 헤매다가 다다른 막다른길에서 마주친 보물상자에서 전설적인 아이템을 얻는듯 한 그런 즐거움도 아니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도달한 장소에서 숨겨진 요소를 찾는 것도 아니며 누군가가 숨겨 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낡은 보물지도를 펼쳐서 어림짐작으로 찾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다 나와 있다. 문제는 그 위치. 결정적인 다다름에 도달하기 위해 몇걸음 또는 몇십걸음을 헤매야 하는 불편함만이 있을 뿐이다.

이건 고전게임이 주는 불편함의 미학도 아니고, 현대 게임이 가지고 있는 퀘스트 길잡이 시스템의 편리함도 아니다. 둘 중 하나도 제대로 못 해내고 있다. 그냥 번거롭다. 짜증난다. 귀찮다. 불편하다. 시스템은 화살인 플레이어가 과녁의 중심에 도달 할 수 있게끔 도와 주어야 하는데 이 게임의 시스템은 과녁의 중심도 아닌 밖으로 튕겨 내보낸다. 대단히 멍청한 짓거리다. 그냥 상식적으로 생각 해 봐도 대체 왜 이따구로 만들었는지 이해 할 방법이 없다. 왜냐. 그저 불편하기만 할 따름이기 때문이다.

이 게임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 웃기고 있다. 나는 퀘스트 가이드 시스템이 제대로 박힌 어쌔신 크리드 오디세이를 하면서 게임의 분위기가 고스트 오브 쓰시마보다도 더 피부에 와 닿았을 뿐만 아니라 배경 사진도 고스트 오브 쓰시마보다도 더 자주 찍었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그런거 없다. 기껏해야 바다의 석양, 억새풀밭, 눈이 쌓인 산 정도만 스샷 한두번 찍고 말았지 그 이상으로 배경과 스토리와 분위기에 취한 적이 없다. 왜냐? 뭐 없으니까. 로딩이 빠른 이유는 사실상 이 게임의 배경에 딱히 다양한 구조물이 없기 때문이고 그러니 배경은 어딜 가도 거기서 거기다. 볼것도 없고 즐길것도 없는 배경이라 심취 할 일도 없으며 심지어 그놈의 길찾기 때문에 배경을 봐도 우선순위가 밀려 나 버리고 만다. 아니 지금 내가 퀘스트 길 찾느라 주변을 빙빙 돌고 있는데 퀘스트가 중요하지 배경이 중요한가? 플레이어에게 우선 순위를 길찾기로 고정 시켜 버리니 배경을 즐길 일이 만무하다.


3. 락온 기능 부재 및 시점 문제

락온 기능이 없기 때문에 둘 이상의 적이 근접 해 있을 경우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상을 타격하는데 매우 곤란함이 있다.

이 역시도 충분히 넣을 수 있는 기능이건만 개발자의 독선과 똥고집으로 막아 놓은거나 다름 없다. 정말이지 이 개발자놈의 거지같은 아집에는 두손 두발 다 들었다.

진짜 사무라이 같은 느낌을 맛 보게 하기 위해 락온이라고 하는 게임에서 제공되어지는 시스템이 분위기를 저해하고 싶지 않았을수도 있다.

그러나 정작 플레이어는 직접 조작하는 캐릭터와 일체감을 느꺼야 하고, 그 캐릭터와 일체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적과 캐릭터가 공격하는 적이 일치해야만 한다. 이게 제일 중요한 대전제이고 록온 기능이 있고 없고 가시적으로 보여지고 안 보여지고는 부차적인 문제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런 기본적인 요소를 등한시 한채 오로지 분위기만 잡겠다고 정말 필요로 하는 편의적 요소들을 단 하나도 제공하고 있지 않다. 그냥 개같은 짓거리다.

 락온도 문제지만 시점도 큰 문제다. 이 게임의 주된 재미는 칼질이고 그 칼질을 뒷받침하는 전투에서 락온 이상으로 중요한게 바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적을 락온 못 하더라도 최소한 적을 바라보고 있다면 중간은 간다. 그런데 이 게임은 그게 안 된다. 애초에 락온도 지원하지 못 하는 게임인데 시점마저 정상이길 바라는건 비정상인걸까? 아니면 게임이 비정상인걸까?

내가 싸우고 있는 와중에 특히나 난전 상태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다 보면 시점이 종잡을 수 없을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일일이 적을 찾기 위해서 시점을 돌려야 하고 그러다 보면 그 과정. 적을 찾는 과정에서 주변의 공격이 들어오고 쳐내고 회피하다 보면 다시 시점을 옮겨 적을 찾아야 한다. 개짜증난다. 난전상태라 하나의 적만 고정되면 위험하다는 것도 개소리다.어차피 이 게임은 대부분의 공격은 다 쳐내기와 회피로 피하기 때문에 둘러 싸여서 위험한게 아니고, 제일 위험한건 가드도 쳐내기도 안 되는 붉은 공격인데 그것도 종방향이 아닌 횡방향으로 휘두르는 공격과 덩치가 큰 적이 화포를 들고 쏘는 범위 공격이 제일 문제다. 이것 자체가 이 게임에서 만들어진 가장 거지같은 패턴인데 일부러 엿먹이려고 만든 패턴이다. 아니 최소한 진짜 횡방향은 쳐내기로 할 수 있었어야 했다. 팁을 보면 뭐 점프해서 피하라고 하는데 웃기는건 정작 점프해서 피해도 곧장 연계 공격으로 쳐 들어오기 때문에 그냥 멀리 뒹굴어 피하고 말지 그걸 일일히 상대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적을 찾을 필요가 없으면 모르겠는데 마을 탈환 같은 경우 플레이어가 발각 상태일 경우 적들은 마을 주민을 공격하려 하고 그 마을 주민을 공격하려 하는 적을 막지 못 하면 임무 실패가 된다. 암살 플레이를 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겠지만 이 게임은 사무라이의 길과 지저분한 수법을 쓰는 암살자의 길 사이에 놓인 주인공이기에 플레이 방법은 두가지 길이 존재한다. 오로지 자신의 실력을 믿고 닥돌하는 사무라이 방식과 뒤에서 조용히 쓸고 가는 암살 방식. 그런데 마을 탈환의 경우 마을 주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무라이 방식을 접어 둘 수 밖에 없다. 아니면 그 거지같은 시점의 불편함을 꿋꿋이 버텨내고 쳐 죽이는거고.

엄밀히 말하자면 이 게임은 록온을 구현 할 세련된 방식이 하나 분명히 있었다. 그건 바로 테세에 따른 적 타게팅 구현. 적이 4종류로 등장하고 플레이어 또한 적을 상대하기 위해 4종류의 태세를 지닌다. 이 4종류의 태세는 각 종류에 해당하는 적에게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현재 플레이어가 유지 중인 태세에 맞는 가장 가까운 적을 타겟팅만 해 줘도 불편함은 줄어들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다 필요없고 최소한 록온 기능을 일단 넣어두고, 플레이어가 원하면 키고 끌 수 있게 만들면 그만이다. 그런데 아예 그런 노력 조차도 하지 않았다. 어째서? 아집이다. 플레이어에게 선택권을 주는게 아니라 그저 자신들이 만든대로 무조건 따라 오라 이거다. 웃긴건 스토리상 플레이어 캐릭터인 사카이 진은 사무라이라고 하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몽골군에게 이길 수 있었기에 시무라를 거역 할 수 밖에 없었건만 정작 서커펀치가 하는 짓거리가 바로 이 시무라와 마찬가지로 자기들이 만든 틀에 억지로 유저를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록온 있는 게임이 시점 문제가 있는건 왕왕 봤어도 록온 조차 없는 게임이 시점으로 말썽 일으키는건 진짜 이런 거지같은 경우는 거의 본적이 없다. 내가 지금 언급한게 일반전투라서 그나마 해결책이 있는거지 건물 내부 전투나 맞대결로 가면 답이 없다. 록온도 없이 시점도 거지같은 게임이 똥폼 잡기 위해 카메라워크 돌리느라 아예 시야가 가려지는 상황이 빈번한데 이게 정상인가?


할 수 있었다. 최소한 개선점을 내놓을수 있었고, 유저에게 선택권을 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게임이다. 오로지 유저에게 불편함을 강요 할 뿐이다.


4. 의미없는 요소, 극도의 불친절함

그나마 스테이터스,장비와 연관되는 설화,여우신사,온천,대나무연습장은 성취감이라도 있다. 그런데 몇개 이상을 모아야 하나가 언락되는 귀뚜라미,하이쿠,공예품,전기는 하등 쓸모도 없는 주제에 요구하는 숫자가 정상이 아니다. 심지어 공예품의 경우 가까이 다가갈때 진동으로 알려주는 장비를 따로 만들기 까지 헀는데 그냥 가이드 하라고. 하이라이트 줘서 얻기 쉽게 하라고.

위쪽에 거론한 세가지 시스템만이 불친절함의 극치가 아니다. 이 게임은 장비 옵션마저도 설명이 매우 불친절하다.

방어구 옵션에는 데미지가 30%증가라고 적힌것이 있고, 특대,대,중,소 단위로 증가라고 되어 있는 것이 있다.

문제는 30% 증가는 보면 30% 증가구나 라는걸 알 수 있는데, 대중소 단위로 증가 라고 되어 있는 것은 이게 몇퍼센트의 증감이 되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복리인지 단리인지도 알 수 없다. 대중소 단위로 적용되는 데미지 증가에 %증가가 복리 적용 되는지 아니면 기존 공격력에 단리 적용이 되는지도 알 수 없다.

%확률로 발동하는 옵션을 50% 확률로 보정하는 것은 기존의 %확률로 발동하는 옵션에 대해서 복리인지 단리인지 심지어 중첩 가능인지도 알 수 없다. 예를 들어 %확률로 발동하는 옵션의 호부를 두개 달면 그 호부는 확률 중첩 가능인지. 아닌지, 만약 중첩이 아니고 따로 따로 발동 확률이 있다면 또한 이에 대해 50%확률로 추가 보정하는 호부를 달면 따로 따로 보정치가 가산되는건지 아닌지 아무런 정보를 알 수가 없다.

어크 오디세이는 레벨을 다 올려야 각인 옵션의 진가를 알 수 있는게 문제였지 이따구로 내용물을 아예 들여다 보지도 못 하는게 아니었다. 대체 왜 뭔 정신으로 이런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지 도대체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5. 눈꼽만큼도 와 닿지 않는 스토리

일단 내 느낌은 그렇다.

일본놈이 몽골군에게 털리고 있다는 부분부터 색안경끼고 보진 않았다. 어차피 몽골이나 일본이나 개같기는 매 한가지니까.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바로 사무라이였다.

이 게임의 모든 줄기를 관통하는 것이 바로 사무라이에서 벗어난 이레귤러 주인공 사카이 진이고, 그를 둘러싼 갈등이 바로 사무라이이다. 그런데 이 사무라이라는 요소가 줄곧 사카이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어쩔땐 옭아매고 어쩔땐 그냥 자유롭게 놔둔다.

그 어정쩡함의 경계가 바로 시무라인데, 시무라를 구출하기 위해 동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이시카와는 사카이의 전투 방식을 보고 사무라이는 그러면 안 된다고 했고, 그러지 말라고 분명히 당부했다.

그러나 그 당부는 곧 아무런 의미가 없이 더 이상 언급하지도 않게 된다. 이시카와의 문제는 토모에이기 때문에 이시카와 설화에서 더 이상 사카이의 전투 방침은 주 흐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무라도 마찬가지이다. 그를 구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칸이 시무라를 괴롭히며 건드리던 것이 상대의 등을 베고 다니는 사무라이에서 벗어난 자가 있다는 언급이었다. 그런데 정작 시무라를 구출하고 나면 이게 뭐 그렇게 중요한 문제였나? 싶을 정도로 언급이 없다. 심지어 시무라와 같이 전투를 해도 딱히 부각되지도 않는다. 그렇게 그냥 수면 아래에서 잠자던 것처럼 가만히 있더니만 2장 막바지에 다시 대립을 한다. 병사들을 그냥 꼴아박는 우라돌격의 사무라이 지휘법과 백성인 병사들을 소모하는 방법에 반대를 하는 사카이의 방침이 대립을 하고, 독을 사용하는 방법으로 몽골군을 공포에 몰아넣는데, 이후 시무라는 사카이와 대립하고 죽이려고 들기까지 한다.

뭔가 있어 보이는 척 하는 사무라이는 사실상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건 사카이가 쓰시마의 망령으로 이름을 날리며 몽골군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백성들에겐 희망의 상징이 된다는 점이다.

근데 그걸 사무라이가 다 망쳤다.

왜? 시무라의 사무라이의 도와 사카이의 백성을 위한 길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몽골군이 독을 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이 독이 백성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죽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무라는 그런 사카이의 방식이 더 큰 혼란을 불러 일으켰다고 타박한다. 근데 뭐 사무라이 방식으로 간다고 해서 될것도 아니었잖아. 애초에 몽골군이 궁술부터 화염의 검까지 전부 베껴서 쓰고 있고, 심지어 사무라이의 방식을 배우기 위해 일본의 언어와 사고방식까지 배웠는데 어찌보면 딱히 이상할 것도 아닌거고. 그런데 그렇다고 사카이가 독을 안 쓰는 방침으로 가는 것도 아니다. 백성들의 희망인 사카이가 백성들에게 문제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 갈등의 과정은 사무라이의 도 떄문이고 이 사무라이는 때 되면 튀어나왔다 들어갔다 할 뿐 사카이라고 하는 캐릭터를 성장시킨 것도 아니고 그를 아주 크게 추락시킨것도 아니다.


차라리 둘 중 하나에만 집중했어야 했다. 쓰시마의 망령으로서의 행보인가, 아니면 사무라이라고 하는 시스템을 뛰어넘는 발전인가 말이다. 어정쩡하게 하나 끌고 가다 놓고 다른거 집고 가다가 놓고 그렇게 놓고 들고 놓고 들고를 반복하니 사무라이가 그렇게 중요했냐? 아니 몽골군이 독 풀어서 백성들이 괴로워 하는 줄 알았더니 딱 한번 언급하고는 딱히 뭐 없네? 오히려 독화살 쳐 맞는 내가 더 괴롭다.

본질적으로 플레이어의 몰입이 사카이라고 하는 캐릭터에게 들어가려면 사무라이로부터 나오고, 쓰시마의 망령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실상 사카이의 전투 방법처럼 둘이 어정쩡하게 공존하고 있듯이 스토리도 사무라이와 망령이 공존하고 있어서 갈피를 못 잡는다. 차라리 이처럼 어정쩡하게 진행할거면 자유도, 선택권이라도 있어서 어느 한쪽을 선택 할 수 있게 하는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 인퍼머스 세컨드선의 자유도가 쥐뿔도 없고 선악에 매달리는 카르마 시스템이 구리다곤 했으나 이 고스트 오브 쓰시마는 차라리 공략의 선택지에 사무라이 방식으로 갈지 망령의 방식으로 갈지 선택권을 주고 그 결과를 즐기게 해 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게다가 메인 스토리만 구린게 아니라 각 캐릭터 설화도 구리긴 매 한가지다. 아다치 가문이 멸망한 이유는 완전 어처구니 없고, 배신자 토모에를 죽이려고 쫓더니만 결국 그 분노는 대체 어디로 갔으며, 노리오는 그를 둘러싼 승려와 사원과의 관계에서 얻은 깨달음이 정작 복수귀로 변질 해 버리기 때문에 이야기를 진행하는 내내 얘네들에게 진짜 일말의 애정조차 생기지가 않는다. 유일하게 방향이 일관되며 수준이 크게 허접하지도 않고 뭔가 개선이 된 듯한 애는 켄지 말곤 없다. 공통점이라면 켄지 빼고 전부 복수가 메인테마라는 점이긴 하다. 유나 또한 서브 설화에서 벗어나 메인 스토리로 편입되면서 그녀가 가지고 있는 감정이 본토를 향한 안전이 아닌 복수에 매몰된 것도 마찬가지고. 이 일련의 과정들이 딱히 매력도 없고 공감도 몰입도 안 된다.


스토리는 억지로 꾸역꾸역 진행해야 했고, 심지어 스킵도 안 되니 더더욱 빡치기만 한다.



편의성을 쌈싸먹은 게임은 욕을 먹어야 한다. 그것도 의도적으로 일부러 플레이어에게 불편함을 강요하는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냥 못 만들었다면 실력이 없겠구나 이해를 하지. 근데 실력도 있는 것들이 일부러 불편하게 만드는건 그건 그냥 뒤틀린거다.


나중에 멀티 모드를 무료 업데이트 한다고는 하지만 실상 본편이 아집 덩어리인데 멀티는 또 어떻겠나. 본편이랑 똑같을 것이다. 로딩이 빠른것과 칼싸움이 좋았던것 말고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 정작 칼싸움으로 들어가면 오디세이도 쳐내기 회피 다 있고, 심지어 오디세이는 스킬이라도 다양하고 재미는 없더라도 반복 컨텐츠가 있기라도 하지. 이건 게임 다 하고 나면 할게 없다. 추천과 비추천의 갈림길에서 애매하게 놓여 있는 게임이다. 그리고 나는 추천하지 않는다. 일부러 유저의 플레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게임은 그것만으로도 추천을 할 수 없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