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서 받은 약이 떨어진지 약 4일 정도 되었다.
약을 타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드는것이 일단 슬프게도 총 복용 기간 15일. 2주 가량 동안 복용하면서 내가 원한 효과는 집중력 강화였는데 이 약의 효과는 그냥 우울증 방지용이라 졸립기만 했다.
정신과 의사는 원인을 알아야 알맞은 처방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내 스트레스의 원인과 내 집중력 분산의 원인이 같다고 보기가 어렵다는것에 있다.
말하자면 이런거다. 난 저 늙은이 때문에 매일같이 미칠것 같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이유로 가끔 우울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내가 집중을 못 하는 것이 스트레스인가? 우울증인가? 라고 하면 그건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본다.
이유 1.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에 집중이 안 되는 것은 물론 사실이다.
그러나 내가 공공근로를 하며 여러가지 진상을 겪고, 숱하게 스트레스 받는 일을 해 왔지만 내가 받은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회피를 하거나 집중을 하지 못 한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집중을 방해한다 라고는 보기 힘들다.
이유 2. 직업전문학원을 다니면서 수업을 받을 때 나는 대체로 집중을 하고, 행복해 했고, 그런 환경을 좋아했다.
즉 수업, 공부를 받는 상황에서도 딱히 집중력 감소는 없었다. 다만 그건 있다. 내가 업무나 학업적으로 기면증 상태. 갑자기 잠에 빠지는 상태가 생기는 경우는 있었는데, 그건 좀 곤란했다. 그런데 이게 집중력 문제인가? 라고 하면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 않나? 하는 좀 긴가민가한 상황이다. 갑자기 잠에 빠져 버리는거니까.
이유 3. 나의 집중력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저 미친 늙은이가 상상을 초월하는 트러블 메이커라는 점이다.
일단 시끄럽다. 어느 정도로 시끄럽냐면 시종일관 떠들어대고 헛기침을 하거나 토액질 같은 소리를 내거나 뜬금없이 바닥을 손바닥으로 치거나, 심한 기침을 하거나 단 1초도 가만히 있지 못 하고 왔다갔다 하거나 이유없이 비닐 더미를 만지작 거리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아무 이유 없이 물건을 찾고 또 찾고 또 찾고 돈을 세고 다시 세고 다시 세고 하루에 6~8번은 밥먹느라 쩝쩝 거리며 먹는 와중에도 온갖 종류의 소음을 발생시키고 지독한 냄새를 발생시키고, TV볼륨을 마구잡이로 키우고, 전화를 걸 때마다 고성을 지르면서 통화하고, 저녁이 되면 윗층에서 납을 끓이는 소리 때문에 올라가야 겠다며 난리를 치고
이게 하루. 단 하루에 일어나는 일인데 이걸 매일같이 반복을 한다. 그리고 나는 저 미친 늙은이를 관리 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내 에너지의 일부를 저 늙은이가 튀어나가는 것을 방지하는데 쓰는 것을 습관화 하다 보니 일상적으로 집중하는데에 있어서 곤란함을 느낀다.
이유 1과 2에 말했듯이 나는 일을 하거나 수업을 받으러 집을 떠나 있을 때는 집중력 감소를 못 느낀다. 거의 없다. 따라서 나의 집중력 문제는 다 저 늙은이 때문이란 결론이 상당히 합리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큰 문제는 저 늙은이를 어떻게 못 한다는거다. 제일 좋은건 내가 저 늙은이로부터 떠나는 거다. 근데 그게 안 되니까 지금 이러고 있는거지.
그래서 차라리 집중력 빡세게 할 수 있는 약을 원하는데 문제는 찾아 보니까 또 여러 문제가 있긴 하더라.
ADHD약에 쓰이는 메틸페니데이트가 고혈압 환자에게 위험하고, 집중력을 올려 준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아 오남용 소지가 있기에 쉽게 처방이 안 된다는 점이다.
https://namu.wiki/w/%EB%A9%94%ED%8B%B8%ED%8E%98%EB%8B%88%EB%8D%B0%EC%9D%B4%ED%8A%B8
https://ko.wikipedia.org/wiki/%EB%A9%94%ED%8B%B8%ED%8E%98%EB%8B%88%EB%8D%B0%EC%9D%B4%ED%8A%B8
아니 근데 지금 내가 먹고 있던 우을증 관련 약만 해도 약 끊기니까 부작용이 상당한데 이게 뭔 소용이야. 대체.
에스시탐,그란닥신,브로마제팜, 이거 항우울,진정효과인데 웃긴건 지금 약발 떨어지니까 잠이 안 오고, 다리 떠는 증상이 더 심각해졌어.
아무튼 오늘 약을 받으러 가 보고, 또 똑같은 약을 받으면 생각 좀 해 봐야지.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상황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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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게시물에서 LSD와 대마와 관련된 체험 글을 봤는데 공통적인 특징이
1. 감각이 증폭된다.
2. 관용적이게 된다. 즉 주변 일에 쉽게 화내지 않는다.
3. 다채로운 생각이 들게 된다
라는 점이었는데
일단 나는 술도 담배도 싫어하고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인지라 LSD든 대마든 똑같이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별 차이는 없지만 감각이 증폭된다는 느낌이 어떤건지는 궁금하긴 하다.
그런데 사실 극도로 감정이 힘들때면 듣는 음악이 다르게 느껴질때도 있다보니 그에 비슷한게 아닐까 그런데 감정이 힘들때 느껴지는 것이 마이너스 - 상태에서라면 LSD나 대마는 사람의 감정을 플러스 + 상태에서 감각을 증폭시키는건가 싶다.
관용적이게 된다 라는 것은 우을증 약과도 비슷한 것 같은데, 내가 우울증 약을 먹고 약간 관대해진 느낌. 그냥 주변 반응에 무감각해지는 느낌인데 저건 감각은 감각대로 증폭되고 관대해진다니 신기한거지.
뭐 기본적으로 난 반대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경험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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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절제력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있기도 하다.
약에 의존하기 보다는 약에 의존하지 않고 사는게 좋다 라는 입장인데
내 입장이야 그냥 내 입장이고, 실제는 아닌것 같다.
나는 소위 약빨이 잘 먹히는 체질인것 같은데, 며칠 우울증 약 멈췄다고 몸의 반응부터가 달라지는 걸 보면 이건 좀 심각하다.
내가 관리 할 수 있음. = 관리는 가능해
근데 문제는 약빨의 증상이 쎄서 몸의 반응이 격함 = 결국 약에 의존 할 수 밖에 없게 됨
이라서. 내가 내 의지로 끊는 것과는 별개로 이건 잘못하면 약빨 때문에 달고 살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