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일 토요일

신하야리가미 2 감상

 아주 노잼은 아닌데 솔직히 1만도 못 하다.


1은 정말 하나의 스토리 줄기에서 엄청나게 뻗어나가며 온갖 괴담으로 퍼져 나가는데 그 퍼져나가는 괴담들도 다 하나같이 너무 리얼리얼해서 오 소름 돋아 하는 짜릿함에 깜놀하는 일러스트가 진짜 좋았는데


2는 이게 각 화로 나뉘어진 하나의 스토리 줄기에서 과학적/오컬트적 분석을 통해 사건의 결만 달라지는 거라 1만한 확장성, 캐릭터성의 변화, 심지어 리얼리즘까지 떨어졌다.


그런 주제에 매 파트마다 괴담 이야기는 줄창 해대는데 이게 더 리얼리티를 떨어뜨린다. 야 이런 괴담 들어 본 적 있어? 하면서 그 괴담과 닮은 사건을 쫓거나 같은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미리 픽션임 하고 선언을 하니 흥미가 팍 식는다.


특히 전작에 비해 일러스트량이 줄고, 스토리도 5화+추가 스토리에 불과하여 배드엔딩의 느낌도 그다지 무섭다는 느낌이 안 든다. 아니 전체적으로 그냥 안 무섭다. 위키를 보니까 전작인 1이 원조의 느낌을 제대로 못 살렸다. 텍스트보다는 일러의 괴이함에만 매달렸다. 원조는 과학적/오컬트적 관점을 다뤘는데 다른 텍스트 어드벤처럼 분기로 때우면 되겠느냐 하는 비판 땜에 원조 스타일로 회귀한거 같은데 난 솔직히 첫째로는 공포게임이 무섭지 않으면 그게 공포게임인가? 싶고, 둘째로는 텍스트만으로 무섭게 만드는건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지금 이 과학적/오컬트적 구분법이 오히려 공포감을 떨어뜨리고 있는데 대체 뭐가 좋다는건지 모르겠다.


심지어 스토리가 각 화로 나뉘어져 있다고 내가 이야기 했는데 사실 이게 하나의 화가 두개의 루트로 갈려서 두개의 스토리가 되는게 아니라 다음 화와 연결되기 위해 각 화의 엔딩 구조는 동일해야 해서 루트가 갈린다 라는 느낌마저 매우 희박하다. 과학적이니 오컬트니도 이게 대체 뭐 그리 큰 구분이 있나 싶을 정도. 얼마나 구리냐면 1화가 과학적 접근,오컬트적 접근 둘 다 결국 괴이는 복제인간이었다로 빠진다. 근데 오히려 과학적 루트가 원한을 풀어주려고 접근하다보니 더 오컬트스러운데다가 오컬트루트는 무슨 복제인간 제작소에서 떼거지로 등장하는 클론들이 무쌍을 펼치는데 누가 이걸 보고 오컬트스럽다고 생각하겠냐고. 3화도 마찬가지야. 아니 과학 루트고 오컬트루트도 둘 다 귀신이 등장해서 싸우지 마세요하는데 루트가 대체 뭔 소용이야. 심지어 전개 내용도 다 똑같아. 4화는 아예 하나의 스토리를 사키/세나 루트로 나눈건데 이건 오히려 전편인 1과 닮았고, 심지어 스토리는 개그 스토리라 안 그래도 1-복제인간으로 어처구니 없음, 2-좀 무섭긴 한데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점에서 별 차이 없음 3-진짜 하나도 안 무서움인데 4화마저 개그 루트를 가니까 연달아서 재미가 없다. 근데 5화 가면 이것도 마찬가지야. 과학 루트고 오컬트 루트고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무서운 것도 아니고... 아니 진짜 안 무서워. 정말로 안 무서워. 대체 이게 뭐냐고.


신하야리가미2에서 그나마 무서운 스토리가 있다고 느껴지는게 오로지 2화 뿐인데, 2화는 그나마 테마가 꾸준히 공포심을 주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여서 일러스트를 보면 진짜 쫄리게 만든다. 그래서 2화는 와 진짜 미쳤네 무섭네 스러운데 나머지가 전부 약해. 너무 약해. 4화 개그파트라서 안 무섭다. 뭐 그럴 수 있어. 근데 5화는 솔직히 초능력자/늑대인간 나오는게 뭐가 무섭냐고. 그것도 기껏해야 애인데. 마무리를 조져 놓으니까 진짜 전체적으로 무섭다는 느낌이 안 든다. 게다가 이야기 전체적으로 비밀조직에 대해서 휘둘리는 느낌이 강한데 이것도 솔직히 스토리를 너무 단순화 시킨다. 괴이 발생! 사건의 수습과 처리는? 비밀조직이 알아서 정리하더라. 가 되어버리면 그게 참 신비감 있겠다.


더군다나 캐릭터성이 정말로 후진데 전작이 아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친근한 이웃이라 생각했던 사람이 공포의 대상으로 변하며 그 무서움이 색다르게 전달되었는데 2는 그게 안 된다 치더라도 어느 정도 변화의 여지는 놔 둬야 했다. 그게 바로 3화 아이돌편인데 최소한 누구 하나는 원한 때문에 죽었어야지 둘 다 내 소중한 사람이에요 하고 끝나버리니까 무서울게 없어.그래도 2화는 캐릭터성 변화가 좀 있었다. 쌍둥이라는 캐릭터성 자체는 같지만 그게 싸이코패스냐 아니면 흑마술에 미친거냐로 결과도 바뀌다 보니 이게 진짜 1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나머지는 진짜 어휴... 개노잼.

 

생각해 보니 맨 위에서 아주 노잼은 아니랬는데 그 말은 수정해야 겠다. 2화 빼고 전부 개노잼. 진짜 인간적으로 너무 하지 않나? 덕분에 플레이 스토어에서 신하야리가미 사고싶어졌다. 국전 갈 수 있었으면 비타판 중고를 찾던가. 

 

만약에 3 나오면 평을 보고 고민해야지. 이게 진짜 와.. 약하다. 너무 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