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일 일요일

아침

 아직 안 먹음.


이북. 정말 쓰레기장이구나. 마치 아타리 쇼크때의 ET 파 묻은 것 마냥


알라딘에서 쿠폰을 2600원이나 받아 이북을 둘러 보던 중이었다. 그런데 참... 간만에 내 주 취미 장르 외를 보다 보니 어이가 없어서 승천 할 지경이다.


작법서가 하나 있다. 가격이 4천원이다. 오 싸네? 하고 바로 구매하면 당신은 호구. 왜냐. 쪽수가 7쪽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내가 산건 아니다. 난 원래 함부로 구매하지 않는 주의라서 내 직성이 풀릴 때 까지 알아보고 난 뒤에 구매한다. 그럼 이 이야기를 왜 하는가.


이런 책이 더 있다. 아주 늘어져 있다. 그것도 같은 작가가 낸 책으로 쭈르륵.


이 사람만 그런게 아니다. 아예 출판사 이름 걸고 무슨 무슨 작법서 이래 놨는데 마찬가지로 쪽수가 25쪽에 불과하다. 이런게 즐비하다. 쪽수가 많다고 괜찮나? 그것도 아니다. 190쪽인데 가격이 싸다. 목차를 본다. 뭔 내용도 목적도 없는 그냥 즐비하게 늘어놓은것만 가득하다. 잡담인지 감상인지 그런 글들을 늘어 놓고 그걸 책으로 팔아 먹고 있다.슬프고 안타깝고 다행스럽게도 이미 속은 사람이 리뷰 글을 올려 놨다. 당연히 1점이다. 실은 1점도 주기 싫었을 것이다.


후.. 하고 메뉴를 빠져 나와서 내가 원하는 책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어라? 어떻게 찾지?


인터넷 서점의 메뉴는 실상 메뉴가 아닌 거대한 광고판에 가깝다. 각 출판사가 한권이라도 더 팔고 싶어하는 책을 앞다투어 전면에 내세우는 것일 뿐 이게 내가 원하는 책을 골라주는 기능은 일절 없다. 검색창에 아무것도 안 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당연히 인터넷서점에서 돈 받고 밀어주기로 한 책이 뜬다. 검색창.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 아무 말이나 치고 검색 하면 그 검색어로 들어간 검색 옵션은 그야말로 무쓸모. 왼쪽 상단 분야별 보기로 들어가야 그나마 들어가는 폼이 된다. 그러나 그것도 역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책이 대주제. 대분류에 끼어 있으면 그나마 나은데, 소주제, 소분류에 끼어 있을 경우엔 각각의 대분류를 찾아 헤매야 한다. 그렇게 대분류 탐험을 나서니 정말 어이 폭발하는 구성들을 본다.


E북인데 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달력과 가계부가 있는가?


니들 진짜 아무런 생각이 없구나. 그래서 혹시나 해서 보니까 대부분이 없다. 그나마 작년 2020년의 가계부는 딱 한 책이 있다.


뭘까? 만들기만 하고 관리가 안 되는 보노보노 프레젠테이션 같은 구조는.


이북이 출판하기 쉽고 용이한 구조 덕분에 하이에나들이 설칠거라는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건 진짜 와.. 겪고 보니 개판이다. 그나마 책이라고 하는 것이 아직까진 지식의 창구로서 중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보니 아주 개판으로 날뛰지는 못 하는 것 같으면서도 또 아주 아닌건 아닌거 같고 참 이걸 뭐라고 해야 할지...

 

내가 일전에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모아주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주된 서비스업. 블루오션이 될거라고 했었고, 다들 알다시피 부동산,맛집 등 사람들이 정보를 찾으려는 것을 정리 해 주는 것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책. 책까지 그렇게 될 판국인것 같다. 서점 주인들이 뭉쳐서 리뷰어를 자칭하고 책을 추천하는 사이트나 앱을  만들어서 운영하다가 인기가 있으면 대기업에 팔려 나가거나 사이트를 팔아 버린다거나 뭐 그런 수순이 쉽게 머리속에 그려지네.


세상에 정보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정보들을 접근하기 보다는 소비하려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