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2일 토요일

기생충은 보기 싫은데 조커는 보고 싶고

지금 포인트 5천 5백원 남아서 볼까 싶은 것 중 눈에 들어 오는건 기생충이다. 할인중이라 5천원이기에 부가세 합하면 딱 내 포인트 보유 한계치 라인에 든다. 상당히 적시적재적소? 딱 맞춘듯한 상황이 아닐수가 없다.



그런데 안 끌린다. 이상하다. 사실 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본게 지금까지 하나도 없다. 일부러 안 봤다고 해도 무방 할 정도로 안 봤다.


괴물은 TV에서 보여주던 것을 잠깐 지나가다 보긴 했는데 지속해서는 안 봤다. 봤어도 오히려 많이 본 부분은 영화 소개 TV프로그램에서 설명하는걸 더 많이 봤을 것이다. 설국열차를 볼 뻔 했지만 역시도 안 봤고, 살인의 추억 같은 경우는 이슈가 되어 많이 알려졌지만서도 안 봤다. TV에서 나올때도 안 봤다. 그냥 안 봤다.


왜 안 보는 것인가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는 없다. 분위기가 너무 음습하고 인간의 저급한 무엇인가를 끌어내는게 거북해서일수도 있고, 이걸 꼭 봐야 겠다 라고 한다면 그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지배적인것일수도 있고, 괴물 나오는건 별로라서 일수도 있다. 아마 옥자도 안 본 이유라면 그것 일수도 있겠지. 옥자라고 하는 짐승인지 뭔지 모를 생물의 모습을 보자마자 아 이건 보고 싶지도 않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어쩌면 그의 아티스트적 감각이 나랑 맞지 않았기에 그 분위기를 내가 따라 갈 수 없으니 포기 한 것일수도 있다. 사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걸 보는게 좋지 좋아하지도 않는 것을 보는 것은 힘드니까.



어떻게 보면 그렇게 사회비판적이고 암울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있어서 비슷한 모습이건만 조커는 또 보고 싶어진다. 아직 VOD로 안 나왔으니 한참 있어야 겠지만.

조커는 왜 보고 싶은 것일까? 일단 배트맨과 관련된 픽션이라는 선 너머에 있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까지 암울하지만 나랑 상관없다는 느낌이 강하여 거부감이 덜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조커라고 하는 비현실적인 캐릭터는 이미 광기에 물들었다는 느낌이 지배적이기에 그리 특이하게 느껴지지도 않는 점이고. 아무래도 나는 너무 현실적이어도 거부감이 든다는 것이겠지.


어쨌거나 지금 TV포인트 5천 5백원을 쓸 데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