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11일 금요일

엑시트 영화 감상

코미디 영화라길래 봤는데 코미디는 없고 고구마만 있는 재난영화.

백수타박,가족끼리 말싸움,칠순잔치에 끌려다니기로 시작부터 불쾌감이 충만하다. 흔하디 흔한 한국식 칠순잔치 모습은 유쾌하다기 보다는 짜증이 난다. 시간이 지났는데도 잔치를 끝낼 생각이 없는 코리안 트레디셔널 진상들은 음식을 바리바리 싸가기에 여념 없고 상관의 갑질 연애요청은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어 화학가스 유출로 인한 사고와 사망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불타는 교통사고에 고압가스통이 날라와 아수라장이 된다.

영화 내내 그냥 짜증나고 긴장되고 아슬아슬한 장면만 이어질 뿐 그 어느곳에서도 코미디는 없다. 울며 징징짜며 감정에 매몰되어 시간 낭비를 하고 난리를 치는 것을 보며 이 영화가 코미디 영화라 한 사람들에게 짜증이 갈 정도다.

이 영화의 가치는 재난 영화로서 대처법을 잘 넣었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으며 상황을 긴박하게 만들기 위해 산악동호회를 했던 두 주인공의 미친 피지컬로 따라할 사람이 거의 없을 상황을 만들기에 아무런 공감도 참고도 되지 않는다.

또한 억지설정이 너무나도 걸리는데 흡입하면 수분내로 사망하는 유독가스가 엄청나게 퍼지는데 한국의 수도권 인구 밀집을 생각하면 이미 수천명 아니 크게는 만명이 넘게 사망했을 사건이건만 20명 태우는 구급헬기로는 커버 할 수가 없다. 이미 엄청난 수의 사람이 죽어 나갔을텐데 두명이 파쿠르 하는 것을 드론 촬영으로 방송에 나가자 인방하는 애들이 어또케 어또케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뭘 말하고 싶은건지 알 수가 없다. 재난통인데 같은 해병대랍시고 재난구역까지 택시를 태워주는 택시 운전사는 정말 전형적인 한국형 광기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또한 대체 왜 자꾸 이동을 하는지 알 수가 없는데 이 영화는 주인공의 길고 복잡한 동선과 그 이유를 납득 할 만큼 설명하지 못 하고 있다. 그저 상황을 위기감있게 하는 것이 전부. 이 영화의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 요소는 0에 가깝다.

사실 이 부분은 영화 초반에 바로 드러난다. 백수가 아침부터 철봉이나 하고 있는데 대체 왜 철봉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건너 뛴채 조카의 무시만 보여준다. 이야기 하고자 하는 바를 끌어내지 못 하고 그저 감정만 토해내는게 전부다. 그뒤 산악회니 백수니 하는거 전혀 연관이 없다. 주인공은 백수가 아니어도 상관이 없다. 그저 이 미친 파쿠르와 기행이 가능하기 위해선 산악회라는 요소는 있었어야 했겠지만 꼭 필요도 하지 않다. 왜냐. 코미디 영화라 해 놓고 코미디가 없이 그저 긴장만 끌고 가는데 그 긴장을 끌고 가는 요소도 굳이 건물을 뛰어넘어야 할 이유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은 따라하지도 못 할 테니까.

따라서 백수에 멸시당하고 산악회에 철봉운동 하고 이런게 별로 필요한 요소가 아니지만 들어가고 사족들이 난리치고 징징짜고 그게 꼭 필요한건 아니지만 감정을 구토해내려면 들어가야 하고

그래서 영화 대부분은 필요없는 불쾌감을 주거나 의미없는 것들로 가득하다.

심지어 코미디인가 하는 부분도 전부 질질짜며 발음을 뭉개고 있어서 뭐라 말하는지를 알기가 어렵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위험속에서 질질 짜는걸로 웃기려 했다면 그건 수준 이하라고 본다.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전혀 웃기지도 않는다.

차라리 재난영화로서 진지하게 파고들면 액션물로 분류 되었을것이고, 억지 신파요소나 짜증을 불러 일으킬 부분도 적었겠지. 구태여 위독가스일 필요도 없다. 화재현장이어도 된다. 건물이 불타고 가족들을 헬기로 보내는것도 동일하게 진행되고 여기서 좀 차이라면 화재 현장이 크게 번지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불법주차에 의한 소방차 진입 문제나 지진도 가능 했을 것이다. 강한 바람에 불길이 번져서 옆건물로도 이어지고 어쩔수 없이 비상사다리로 안전한 옆건물로 연결해 빠져 나가려 하거나 아니면 옥상 레펠로 내려오려 하던가 그런데 지진까지 겹치고 싱크홀이 발생해서 갇히고 대입할수 있는 재난은 많다. 단지 이 영화는 데우스 엑스 위독가스로 행동범위를 제한하고 할수 있고 볼수 있는 것을 제한했다.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산악회 동아리 회원 없으면 다 죽었어야 할 영화고 칠순잔치 끝나고 바로 바로 돌아가면 아무 문제 없었을 영화다. 백보 양보해서 가족은 전부 집이 가고 남주랑 여주만 일 끝나고 술 마시자고 따로 만났는데 재난이 벌어져도 무방하다. 대체 왜 이야기 전개를 이렇게 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교훈은 있다. 옥상문을 열어놓자. 구조신호를 보내는 방법이나 모포와 대걸레 두개로 만드는 환자 이송수단이라던가 하지만 자세히 보여주질 않아 아쉽다.

제작 방향만 바꿨어도 내가 좋은 평가를 했겠지 그런데 이 영화는 불필요한 요소가 너무 많고 코미디 영화라기엔 코미디도 없고 짜증만 가득하다. 재난 영화로서도 그다지 경각심이 들지 않는다. 엄청난 인명피해에 대한 표현은 전무하고 오직 두 주인공만 조명하니 산악회 회원 없으면 죽겠구만 정도다. 왜 얼마나 위험한지 어떻게 해야 할지가 막막한데 그런데 물 뿌리면 되네. 뭐냐 대체.

원인을 만든 악당 과학자. 그리고 그 기업에 대한 것 아무것도 없다. 누가 보상을 하고 피해복구를 하고도 없다. 말도 안 되는 큰 재난을 표현하며 정말 말도 안 되게 해 놨다.

재난영화로서는 지식을 얻을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는 있지만 영화 그 자체의 재미나 완성도는 최악이다.